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 도서리뷰
나름 플랜트 업계에 장비를 팔아먹고 사는 제조업체 회사 직원으로써 책을 읽고 싶어졌다. 플랜트 엔지니어는 나의 고객인데 고객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도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 하는 마음에서...
장비를 만들뿐 문서를 주고받거나 일하는 시스템은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우리 회사에 플랜트업계에서 오신 분들도 여럿 계신데 그분들 물어보면 워낙 잘 아시니까.. 좁은 이 회사만 다닌 나에게는 좀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까 싶기도 하고...
▶ 해당 도식은 책에서 발췌한 내용
저자가 플랜트 회사 입사하여 2년차에 맡은 말레이시아 살라맛 프로젝트의 경험을 토대로 훗날 리드 엔지니어가 되기 까지의 생생한 내용들을 전달했다. 책을 읽고 보니 대충 이런식으로 돌아가구나 싶은 간접 경험을 받았다. 플랜트 건설의 3주체는 발주자Client와 플랜트를 건설해주는 계약자Contractor, 그리고 플랜트의 각종 장치를 만드는 벤더Vendor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이 왜 그렇게 발주자라는 용어를 썼는지 책을 보며 이해가 되었다.
▶ 프로젝트 시작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설계다. 설계는 기본적으로 프로세스설계, 기초구조설계, 배관설계, 전기설계, 계장설계, 구조설계, 토목설계, 선장설계 등으로 나뉘는데, 전기설계와 계장설계를 합쳐 전계장설계라고 부른다. 이런 여러 설계 영역 가운데 선봉장 역할을 하는 설계 영역이 바로 프로세스설계(공정설계)와 기초구조설계다.
우리회사는 저 중요한 프로세스설계(공정설계)가 취약해서 난감한 부분이 많다. 플랜트 업계처럼 업무를 부여하였으면 싶은데... 몇년전부터 제자리 걸음이다.
▶ MTR(Minimum Technical Requirement 최소 기술적 요구조건)이라는 아주 중요한 문서가 있다. 이 문서는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설계, 구매, 건설이라는 각 EPC 구성요소별로 무조건 반영되어야 하는 요구조건을 짤막하게 정리해놓은 문서다.
▶ 프로젝트는 이제 공식적으로 도출된 두 번째 버전의 P&ID를 활용하여 HAZOP을 진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HAZOP은 Hazard and Operability의 약자로 '공정 위험요소 및 운전성 검토'를 뜻한다. 즉 플랜트의 핵심 도면은 P&ID를 보면서 그 공정에 위험한 요소가 없는지Hazard, 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Operability 잘 설계되었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일종의 워크숍이다. HAZOP은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진행된다. 워크숍 진행자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원인과 그 결과에 대해 토론하자고 제안하면 참석자는 원인을 찾고,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만약 적절한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다른 장치를 추가로 설치해서 시스템 안전성을 보강해야 한다.
▶이렇게 공사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약서에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계약자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일부 악성 발주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발주자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더 나은 플랜트 설계와 건설을 위해 협의를 하여 계약사항을 변경해준다. 플랜트 공사에는 이를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TQ(Technical Query, 기술 문의서)다. TQ는 보통 우리 회사와 같은 계약자가 개선사항들을 반영하겠다고 발주자에게 제안할 때 제출한다. 계약자는 TQ를 활용해 플랜트의 기능보강, 계약서류 간 불일치사항에 대한 확인, 기술적으로 미비하거나 불가능한 사항의 개선뿐만 아니라 비용을 아낄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계약서류 간 불일치사항에 대한 TQ가 주를 이룬다.
▶현장에서 이렇게 한창 제작을 마무리하고 있을 때, 설계부서에서는 그동안 작성했던 수많은 설계문서를 정리하여 파이널 도시어final dossier라는 일종의 '최종 문서 패키지'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승인된 설계물의 원본 파일과 PDF 파일이 함께 들어가는 최종 문서 패키지는 발주자에게 전달되는 문서이므로 이 작업은 중요한 공사 마무리 작업 중 하나다. 최종 문서 패키지를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발주자가 플랜트를 운전할 때 참조자료가 없어 문제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발주자도 최종 문서 패키지 검토에 심혈을 기울인다.